AI 모델과 인프라 확보를 넘어 실제 행정 서비스를 바꾸고 산업 현장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민간에서 축적한 기술과 서비스 개발 경험을 정부 안으로 가져와 실제 성과로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다.
왼쪽부터 이지수 국가AI정책비서관, 김세웅 국민AI서비스혁신추진단장. 사진=이데일리 DB
최근 청와대 국가AI정책비서관에 이지수 전 삼성전자 상무가 임명됐다.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공대에서 산업시스템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이 비서관은 퍼듀대 교수로 활동하다 2015년 삼성전자에 합류했다. 이후 무선사업부에서 AI 전략과 음성비서 뉴빅스비 개발 등에 참여했다.
하정우 국가AI전략위원회 상근 부위원장은 이 비서관을 국내 최고의 UX(사용자 경험) 전문가로 평가했다. AI 기술을 실제 제품과 서비스에 구현하고 이용자 경험을 개선해 온 경력이 정책에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AI서비스혁신추진단장에는 김세웅 전 카카오 AI 시너지 성과리더(부사장)가 선임됐다. 2009년 기술 스타트업 마이티웍스를 창업한 김 단장은 2019년 카카오에 합류해 AI 기술 개발과 서비스 사업화, 인프라 구축 등을 경험했다. 지난 2일부터 추진단장 업무를 시작했다.
◇공공 IT 외주에서 직접 개발로…민간 개발자 26명 투입
김 단장이 이끄는 국민AI서비스혁신추진단은 공공 AI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는 조직이다. 전체 인원 61명 가운데 민간 개발자가 26명으로 약 43%를 차지한다. 행정안전부 AI 챔피언 16명과 각 부처 인력 13명, 유관기관 전문가 6명도 참여한다.
가장 큰 차이는 개발 방식이다. 기존에는 정부가 요구사항과 예산을 정하면 외부 IT 기업이 시스템을 개발해 납품하는 구조였다. 반면 추진단은 민간 개발자를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해 행정 현장의 문제 발굴부터 AI 서비스 개발과 적용까지 직접 맡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추진단이 정부 AI 사업에서 FDE(Forward Deployed Engineer·전방배치 엔지니어)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FDE는 고객 현장에 들어가 문제를 파악하고 데이터를 분석해 AI 솔루션을 개발·적용하는 엔지니어다. 정해진 요구사항에 따라 시스템을 납품하는 기존 시스템통합(SI)과 달리 현장에서 문제를 찾아 해결책을 만드는 방식이다.
추진단은 공공 AI 에이전트 등 국민이 실제 이용할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집중한다. 과기정통부는 민간 전문 개발자 19명을 추가 모집하는 등 개발 인력도 보강하고 있다.
출처=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도 실행 과제를 구체화하고 있다. 위원회는 지난 6일 제3차 전체회의에서 초지능 대응, 사이버 복원력, 국산 AI 모델·반도체 생태계, 데이터 확보 등을 다룰 7개 태스크포스(TF) 구성·운영계획을 의결했다.
국산 AI 모델과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결합한 10개 이상의 조합을 검증하고, AI 서비스 3종을 개발해 공공·산업 현장 5곳 이상에 적용하는 것이 대표적인 목표다. 학습데이터 1조 토큰 이상 확보와 AI 데이터센터의 복합 장애·복구 시나리오 마련도 추진한다.
청년 일자리와 AI 인재 양성을 연결하는 사업도 눈에 띈다. 청년 도약 TF는 제조업의 AI 전환(AX) 사업 등을 통해 청년 1만명에게 산업 현장에서 AI 활용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취업 인원이 아닌 현장 일경험 지원 목표다. 이 밖에 글로벌 AI 협력국 3개 이상을 선정하고, K-컬처 AI 플랫폼과 AI 문화산업 클러스터 등 문화·콘텐츠 관련 사업도 발굴한다.
◇민간 경험,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로 이어질까
정부 AI 진용에는 민간 기술기업 출신 인사들이 잇따라 합류했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LG AI연구원장, 하정우 부위원장은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개발 책임자 출신이다. 이해민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은 구글에서 일했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카카오에서 AI 제품 개발과 사업화를 경험한 인물들까지 합류했다.
정부가 민간 전문가 영입에 이어 내부 개발조직까지 만든 만큼 이제는 구체적인 성과가 중요하다. 공공 AI 서비스가 행정 업무를 얼마나 줄이고 국민 불편을 해소하는지, 청년에게 얼마나 많은 현장 경험을 제공하는지, 산업 현장의 생산성을 얼마나 높이는지가 정부 AI 정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