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 메이어(Benny Meir) 이스라엘 사이버보안 기업 모델리오(Modelyo) 최고경영자(CEO) 겸 공동창업자. 제공 이미지를 토대로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모델리오 제공)
메이어 CEO는 한국이 북한의 정교한 사이버 공격과 중국 연계 사이버 첩보 활동, 랜섬웨어, 국가 핵심 인프라를 겨냥한 공격 등 복합적인 사이버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규모가 크고 충분한 자원을 갖춘 기업조차 공격자의 내부 네트워크 침입을 완벽하게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관리자 계정이나 서버, 클라우드 환경이 침해되더라도 민감한 정보가 자동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킹 막는 것만으론 부족"…침해 이후에도 정보 보호해야
메이어 CEO는 기존 사이버보안 체계가 외부 침입을 막는 데 지나치게 집중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침입을 전제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보안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통적인 사이버보안은 공격자가 시스템 내부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데 중점을 둔다"며 "그러나 우리는 언젠가는 누군가 침입에 성공할 것이라고 가정한다. 진짜 중요한 질문은 공격자가 침입했을 때 무엇에 접근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델리오는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기밀 컴퓨팅'(Confidential Computing) 기술을 개발하는 이스라엘 보안 기업이다. 2024년 설립됐으며 클라우드 환경에서 민감한 데이터를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보안 인프라 기술을 제공한다.
기밀 컴퓨팅은 데이터가 저장되거나 전송되는 동안뿐 아니라 실제 처리되는 과정에서도 정보를 보호하는 기술이다. 모델리오는 하드웨어 기반 격리와 암호 키 통제, 실행 환경 검증 기술을 결합해 클라우드 운영자나 관리자도 허가 없이 민감한 데이터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활용 분야는 민감한 정보를 보호하면서 AI 모델을 운영하는 '기밀 AI'(Confidential AI)다. 기밀 AI는 하드웨어로 격리된 보안 환경에서 AI 모델을 구동해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도 민감한 정보가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기술이다.
메이어 CEO는 "기밀 AI를 활용하면 의료기록과 금융정보, 기업의 독점 데이터 등을 보호하면서도 강력한 AI 모델을 사용할 수 있다"며 "클라우드가 침해되더라도 기업의 기밀정보는 보호돼야 하며, 공격자가 인프라를 탈취하더라도 이를 악용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챗GPT로 생성한 AI 이미지.
"데이터 주권, 국경 아닌 기술로 지켜야"…AI·클라우드 보안 강조
메이어 CEO는 한국이 높은 기술 경쟁력을 갖춘 만큼 다양한 사이버 위협에 노출돼 있다며 기존의 침입 차단 중심 보안 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세계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발전한 국가 중 하나지만 이런 특성 때문에 사이버 공격자들에게 매력적인 표적이 된다"며 "북한의 정교한 사이버 작전과 중국 연계 사이버 첩보 활동, 랜섬웨어, 국가 핵심 인프라를 겨냥한 공격 등 복합적인 사이버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이제 침해 예방에서 침해 복원력 중심으로 보안 전략을 전환해야 한다"며 "실제 운영 중인 인프라가 침해되더라도 복구 환경은 독립적으로 보호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메이어 CEO는 한국이 AI와 클라우드 도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데이터에 대한 실질적인 통제권 확보가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특히 국방과 반도체 제조, 의료, 금융, 정부 기관, 국가 핵심 인프라 등에서 이러한 문제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AI는 국가 안보에 새로운 도전 과제를 만들고 있다"며 "민감한 정보가 기업이나 기관이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는 인프라에서 점점 더 많이 처리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는 '암호학적 주권'(Cryptographic Sovereignty)을 제시했다. 암호학적 주권은 데이터의 저장 위치와 관계없이 정당한 소유자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암호화 기술로 통제권을 확보하는 것을 의미한다.
메이어 CEO는 "단순히 데이터를 국가 영토 안에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소유자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며 "AI 기반 공격과 지정학적 사이버 위협이 증가하는 시대에 주권은 계약서의 약속이 아닌 기술로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韓 아시아 핵심 시장"…국방·반도체 등 5개 분야 공략
모델리오는 한국을 아시아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 중 하나로 보고 국내 기업과의 협력 확대를 추진한다.
초기에는 국방·정부 기관, 국가 핵심 인프라, 의료, 금융 기관, 반도체·첨단기술 기업 등 5개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와 사이버보안 기업, 시스템통합(SI) 기업, 인프라 운영사와의 협력에 관심을 두고 있다.
메이어 CEO는 "한국은 모델리오에 아시아에서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라며 "단순히 또 하나의 보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중요한 국가적·상업적 자산을 보호할 수 있는 차세대 소버린 AI 및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뛰어난 기술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모델리오의 기밀 컴퓨팅 기술과 결합한다면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설루션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 기업과 기관은 가장 민감한 정보에 대한 통제권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AI와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minju@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