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3D D램 생산설에 선 그어…상용화까지는 수년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9일, AM 06:49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가 차세대 메모리인 3D D램 생산 검토설에 대해 기존 파운드리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엔비디아의 요청으로 3D D램 생산을 준비하기 시작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직후다. 개발 가능성을 직접 부인하지는 않았지만, 메모리 사업 진출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대만 TSMC 로고_[로이터=연합뉴스]
대만 TSMC 로고_[로이터=연합뉴스]
톰스하드웨어는 7일(현지시간) TSMC가 엔비디아의 3D D램 생산 요청설에 대해 기존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TSMC 대변인은 “TSMC는 항상 반도체 위탁생산이라는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로직 반도체 산업에 신뢰할 수 있는 기술과 생산능력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TSMC는 엔비디아로부터 실제 요청을 받았는지, 3D D램 개발이나 생산을 검토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따라서 생산설을 공식 부인했다기보다 기존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는 게 정확하다.

앞서 디 인포메이션은 6일 엔비디아가 메모리 공급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TSMC에 3D D램 생산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 2명을 인용해 TSMC가 관련 생산 계획을 마련하기 시작했으며, 마이크론의 대만 사업 책임자를 지낸 쉬궈친 TSMC 첨단 패키징 담당 부사장이 관련 작업을 이끄는 것으로 전했다. 다만 신규 공장 건설이나 기존 공장 인수 등 구체적인 생산 방식과 투자 규모, 양산 시점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3D D램은 메모리 셀을 평면으로 배치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수직으로 쌓아 집적도를 높이는 차세대 메모리 기술이다. AI 반도체가 고도화되면서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실제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기술적 장벽이 많다. 적층 과정에서 발생하는 발열과 복잡한 공정, 수율 확보가 대표적이다.

TSMC가 단기간에 D램 생산에 뛰어들기도 쉽지 않다. 첨단 로직 반도체 제조에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지만, D램은 메모리 셀과 커패시터 등 별도의 제조 기술과 양산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존 메모리 업체들도 아직 차세대 기술을 개발하는 단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도 3D D램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공개한 기술 로드맵에 3D D램 1세대와 2세대 기술을 포함했지만, 구체적인 구조와 양산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기존 평면형 D램의 성능과 집적도를 높이는 기술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톰스하드웨어는 3D D램이 상용화되기까지 최소 5년은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확정된 업계 일정은 아니지만, 기술적 난도와 양산 준비 상황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상용화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TSMC가 실제 개발에 착수하더라도 당장의 AI 메모리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TSMC가 메모리 칩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도 AI 메모리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HBM에 들어가는 로직 베이스 다이를 생산하거나 첨단 패키징으로 메모리와 프로세서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TSMC는 SK하이닉스와 차세대 HBM용 로직 베이스 다이 개발 등에서 협력하고 있다.

메모리 생산에 직접 진출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기존 고객사와 경쟁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을 통해 메모리 업체들과 협력하는 현재 사업 구조를 고려하면, TSMC의 메모리 제조 진출은 기술적 가능성뿐 아니라 사업적 이해관계까지 따져야 할 사안이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