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년 만에 부활한 '워크맨 헤드폰'…복고 감성 통하나[모닝폰]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9일, AM 07:01

(사진=소니)
(사진=소니)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마블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주인공 스타로드는 우주를 누비면서도 낡은 워크맨을 놓지 않는다.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카세트테이프를 들으며 춤추는 장면은 영화의 상징이 됐다. 그 워크맨과 함께 등장했던 소니 헤드폰이 47년 만에 돌아와 국내외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소니가 지난 6일 국내 출시한 유선 헤드폰 ‘MDR-3R’은 예스24 음향기기 주간 베스트셀러(11월 1~7일) 1위에 올랐다. 일주일간의 판매 실적을 집계하는 순위에서 출시 후 단 이틀 만에 정상을 차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음향기기 월간 누적 순위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해외에서도 초기 반응이 눈에 띈다. 일본 대형 전자제품 유통업체 요도바시카메라의 8일 오전 7시 기준 오버헤드형 헤드폰 판매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일본 정식 출시일은 오는 20일로, 예약판매 단계에서 정상에 오른 셈이다.

영국의 한 음악 전문매체도 현지 출시 직후 소니 공식 온라인몰에서 일반 모델과 ‘기묘한 이야기’ 특별판이 모두 품절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국가별 판매량과 초기 공급 물량이 공개되지 않아 실제 흥행 규모를 판단하기는 이르다.

◇스타로드의 워크맨 감성…47년 만에 되살아나다

MDR-3R의 원형은 1979년 세계 최초의 워크맨 ‘TPS-L2’와 함께 등장한 헤드폰 ‘MDR-3’ 계열이다. 스타로드가 영화에서 사용한 것도 TPS-L2다. 다만 영화 속 헤드폰은 다른 모델로 알려져 이번 제품이 스타로드의 헤드폰 자체를 복각한 것은 아니다.

소니는 당시의 얇은 헤드밴드와 작은 원형 이어패드, 파란색·주황색 색상을 재현했다. 무게는 약 38g에 불과하다. 원작과 같은 크기의 23mm 드라이버를 적용해 음향 특성도 계승했다. 대신 연결 단자는 USB-C로 바꿔 최신 스마트폰과 노트북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충전이나 블루투스 연결도 필요 없다. 국내 가격은 8만9000원이다.

(사진=소니)
(사진=소니)
최근 주요 오디오 브랜드들이 유선 이어폰과 헤드폰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유선 오디오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충전이나 블루투스 연결이 필요 없는 간편함이 장점으로 꼽히는 가운데 소니는 여기에 47년 전 워크맨의 디자인과 감성까지 결합했다. 워크맨을 기억하는 세대에는 향수를, 젊은 소비자에게는 복고풍 패션 소품의 매력을 전달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소리 새는 구조까지 복각…정작 워크맨과는 ‘궁합 불량’

흥미로운 점은 옛날 제품의 불편함까지 돌아왔다는 것이다. 일본의 오디오 전문매체는 MDR-3R이 오리지널의 개방형 구조를 재현하면서 소리가 밖으로 새는 오리지널 제품의 특성까지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전철 등 대중교통에서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다만 예상보다 저음이 풍부하고 음질도 우수하다며 가격 대비 성능에는 호평을 내놨다.

더욱이 워크맨과의 호환성도 사실상 막혔다. MDR-3R은 USB-C 전용이어서 3.5mm 이어폰 단자를 사용하는 과거 카세트·CD·MD 플레이어에 일반적인 변환 젠더를 이용해도 연결할 수 없다. 최신 워크맨 역시 USB-C 단자가 있지만 정상 작동을 보장하지 않는다.

소니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MDR-3R을 워크맨과 연결해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일부 모델에서 리모컨이나 음량 조절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다. 실제 소니가 최근 발표한 신형 워크맨 3종도 유선 헤드폰 출력은 3.5mm와 4.4mm 단자를 중심으로 설계됐다. 최고급 모델은 유럽 기준 4999유로에 달하는 고급 오디오 기기지만 MDR-3R과의 호환성은 별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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