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는 훨훨 나는데 경기 침체라니…일본 경제 두 얼굴, 왜?[딥포커스]

해외

뉴스1,

2024년 2월 23일, 오전 10:30

22일 일본 증시가 34년여래 최고점을 찍었음에도 일본 경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해 경기침체에 돌입했고, 임금이 정체 속 인플레가 발생해 국내 소비가 얼어붙었는데 펄펄 나는 증시가 웬말이냐는 것이다.

지난해말 일본 경제는 완만한 성장에 대한 기대를 뒤엎고 경기 침체에 빠졌다. 지난해 3분기에 마이너스 3.3%, 4분기에 마이너스 0.4%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 15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이는 기업과 소비자의 지출 둔화의 결과였다. 기업과 가계는 40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인플레이션, 엔화 약세, 식품 가격 상승과 씨름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로 인해 일본 경제는 55년만에독일보다 규모가 작아지면서 세계 3위 경제국에서 4위국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경기침체라는 현실과는 맞지 않게 22일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 평균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날보다 836포인트(2.19%) 올라 34년 2개월전 기록한 종전 최고 종가인 3만8915를 깨고 3만9098으로 마감한 것이다.

지난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서 유명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한 나라의 경제 건전성과 주식 시장의 역학이 완전히 다른 두 가지라는 증거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현재의 일본"이라고 꼬집었다.

증시는 활황인데 경제는 불황인 상황을 전문가들은 '양극화'라고 불렀다.기업 금고가 불어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부유해졌을 뿐 평균적인 근로자들은 국내에서 정체된 임금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미쓰비시 UFJ 리서치 앤 컨설팅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고바야시 신이치로는 더 높아진 물가 때문에 경제가 양극화되었다고 말했다.

기록적인 엔화 약세로 (수출) 기업 이윤이 높아졌지만 상품 가격이 올랐고, 임금은 따라가지 못해 소비자들은 소비를 꺼린다고 그는 말했다. 소비 감소는 즉각 일본 경제에 직격탄이 됐다.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55%를 차지하는 개인 소비도 줄어든 데다가 자본지출까지 감소했다. 일본 경제에서 내수 비율은 약 85%나 된다.

경제지표 부진은 일본은행의 향후 행보까지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일본은행은 올해 4월에 오랫동안 고수해온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하고 2007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기대되고 있었다. 하지만 개인과 기업의 소비 심리가 좋지 않은데 금리까지 올리면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가 더 얼어붙을 것이라는 건 불을 보듯 뻔하다.

미즈호 리서치앤테크놀로지스의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사카이 사이스케는 일본 서부를 뒤흔든 1월 대지진으로 인해 올해 1분기의 첫 경제도 또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사카이 이코노미스트는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이뤄진다면 사람들은 '일본 경제가 정말 괜찮은가'라고 느낄 것"이라고 우려했다.

페섹 칼럼니스트는닛케이 지수의 급등의 주된 이유가 실물경제 개선과는 먼 2014년 이후 시행된 아베 신조 전 총리에서부터 시작된 기업 지배구조 개혁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집권 자민당은 기업들에 자기자본이익률을 높이고, 이사회를 다양화하고, 주주들에게 더 큰 목소리를 내도록 촉구해왔는데, 이같은 주주친화적 정책이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엔화 급락과 합쳐지면서 기록적인 기업 이익 창출 및 주가 급등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페섹 칼럼니스트는 "이러한 추세 중 어느 것도 소비 증가의 선순환을 촉진할 만큼 소득을 증가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십 년 동안 구조개혁보다 엔화 약세를 우선시한 탓에 일본의 야성적 기운은 꺾여 최고경영자(CEO)들이 구조조정, 경쟁력 강화, 혁신에 긴급히 나서야할 필요성을 약화시켰다"고 주장했다.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들의 호실적도 지배구조 개혁과 엔화 약세에 의한 장부상 검은 글씨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경제전문지 다이아몬드 인터넷판도 23일 "분명한 것은 일본 경제의 실태가 개선되었기 때문에 주가가 치솟는 게 아니라는 것"이라면서 미국이 지난 34년간 주가가 14배(스탠다드앤푸어스 지수 경우) 오르는 동안 일본은 이전의 주가를 회복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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