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수도회사 유출한 미처리 하수 2배 급증…"비상사태 선포해야"[통신One]

해외

뉴스1,

2024년 3월 28일, 오후 12:49

영국의 수도 회사들이 지난 한 해동안 강과 바다로 흘려보낸 미처리 오염수가 두 배 이상 늘어났다는 보고가 나왔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해야 할 상황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27일(현지시간) BBC와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2023년기준 민간 수도회사의 하수 유출 시간은 360만 시간으로 2022년의 175만 시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하수 유출 건 수로 살펴보면 지난 2023년에는 46만4056건에 달했다. 직전 년도인 2022년에 기록된 하수 유출 사례 30만1091건보다 무려 54% 늘어난 것이다.

영국 환경청이 모니터링을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환경청이 공개한 이번 최신 데이터는 합류식 하수관에 설치된 모니터에서 수집한 것이다.

영국 현행법상 하수 유출이 불법은 아니지만 환경 운동가들은 폭우 같은 예외적인 날씨에만 발생해야 하는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영국 환경청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잉글랜드와 웨일스 일부 지역에서는 거의 일년 내내 하수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또한 영국 환경청은 "폭우가 법적 요구 사항에 따라 폭풍우로 인한 하수 범람을 관리하는 수도 회사의 책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국은 빗물과 하수가 동일한 관을 공유하는 합류식 하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빗물이 너무 많으면 하수 처리 작업에 과부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수도회사들은 하수 처리 시스템 오작동을 방지하기 위해 하수를 수로로 배출해왔다.
하루 평균치로 살펴보면 지난 2023년에는 영국 전역에서 하루 평균 1271건에 달하는 하수 유출이 발생했다. 지난 2022년에는 852건이었다.

이렇게 유출된 미처리 하수에는 사람의 배설물, 물티슈, 위생용품도 포함돼 있다.

유출된 하수는 강이나 바다 인근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이나 수영선수, 영국의 수로를 이용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BBC는 보도했다.

비가 오면 하수가 희석될 수 있지만 학자들은 여전히 지역 환경과 인근 하천이나 바다에서 수영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이달에 영국 템스강이 범람했을 당시 풀럼리치 구역에서 시료를 채취해 수질을 검사한 결과 목욕물 허용 기준치보다 최대 10배에 달하는 대장균이 발견됐다고 환경단체 리버액션(River Action)이 발표했다.

영국 엑시터 대학교의 생명과학 연구원으로 재직중인 다니아 알비니 박사는 "하수 배출로 인한 환경 오염은 수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환경 전문가 그룹인 더 리버스 트러스트(The Rivers Trust)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의 강들 가운데 건강하다고 평가되는 강은 단 한 곳도 없었다"고 말했다.

알비니 박사는 "강에 하수가 유입되면서 수중 산소농도를 감소시키고 수중생물에 해를 끼친다"며 "유해한 미생물과 기생충이 물 속에 자라면서 인간에게도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드 데이비 영국 자유민주당 대표는 "이번 미처리 하수 배출량은 ‘스캔들’ 수준"이라면서 리시 수낵 총리를 향해 "이 같은 수치스러운 상황을 처리하고 국가 환경 비상사태를 선포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하수 유출이 사람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비상사태 과학자문그룹(SAGE)을 소집하는 것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최대 상하수도회사인 템스워터는 템스강으로 배출되는 하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대형 하수관을 건설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영국 수도회사 조합단체인 워터유케이(Water UK)는 영국내 모든 하수도 회사들을 대표해서 하수도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10억 파운드(약 1조7037억7000만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지만 아직 계획 승인은 받지 않았다.

tigeraugen.cho@gmail.c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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