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20년 만에 국채매입 재개 지시…중국식 양적완화"

해외

뉴스1,

2024년 3월 28일, 오후 04:04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년 만에 국채매입을 재개할 것을 지난해 10월 인민은행에 지시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시 주석의 새로운 지시에 따라 인민은행이 2000년대 초 이후 처음으로 국채매입이라는 논란이 많은 통화정책 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라고 SCMP는 전망했다.

SCMP가 발췌한 연설문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30일 시 주석은 10년에 두 번 열리는 중국 중앙금융업무 회의에서 "중국 인민은행은 공개시장 운영에서 국채 거래를 점진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SCMP는 "인민은행이 마지막으로 국채를 매입한 시기는 2000년대 초"라며 이후 통화정책은 "상업 은행들의 지급준비율(지준율)을 낮춰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수단에 의존했다"고 설명했다.

지준율은 상업은행들이 중앙은행에 준비금으로 예치해야 하는 돈으로 이 돈의 이자율을 높이고 낮춰 인민은행은 시장에 유동성을 조절한다.

하지만 시 주석의 지시 이후 5개월 동안 공개 기록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아직 공개시장 운영을 통해 국채매입을 시작하지 않았다고 SCMP는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중앙은행의 국채매입은 미국이 취한 이례적 양적완화의 일환으로 이른바 '현대통화이론(MMT)' 논란에 불을 지폈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MMT는 비주류 경제이론으로 과도한 인플레이션만 없다면 경기부양을 위해 화폐를 무한대로 발행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MMT는 2016년 당시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정책공약 근거로 제시하며 주목을 받았다.

SCMP가 인용한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시 주석의 국채매입 재개 지시는 전통적인 정책부양의 여지가 좁아지면서 다양한 통화수단을 활용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된다.

인민은행이 유통시장에서 직접 국채를 매입하는 것은 중국 법에 따라 금지되어 있다고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수석 중화권 이코노미스트인 딩솽은 SCMP에 말했다.

하지만 국채 매입은 유동성을 높이고 경제 활동을 촉진하며 중국 국채의 수익률 곡선을 개선하는 좋은 수단이 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그는 "쉽고 효과적인 도구이지만 재정 적자의 통화화 혹은 (서양식) 양적 완화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중국 통화 당국은 대규모 부양책에 대한 시장 추측을 부추기지 않겠다는 이유에서 수년간 국채매입을 자제했지만 이제 더 강력한 정책지원과 인민은행 자금투입을 계획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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