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군이 지난달 말 경의선·동해선 육로의 가로등 수십 개를 철거하는 모습이 우리 군 감시자산에 포착됐다.
동해선 철도 북측구간 남북공동조사에 참가하는 남측 조사단원을 태운 버스가 2018년 12월 8일 오전 동해선육로를 통해 북한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통일부는 이번 가로등 철거에 대해 남북합의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경의선, 동해선 철도 도로 연결사업은 우리 정부의 차관 지원으로 이뤄져서 북한의 상환 의무가 있다”며 “행위 자체가 남북합의 위반이다. 북한은 차관 상환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동해선 육로는 2000년 6·15남북 공동선언을 이행하기 위해 2002년 8월 남북이 잇기로 합의한 도로다. 2004년부터 본 도로 이용이 시작됐다. 이후 금강산 육로 관광 및 이산가족 상봉, 대북 쌀 지원 같은 인도적 지원 등을 위해 남북이 왕래할 때 주로 사용됐다.
북한의 가로등 철거는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 수위가 높아진 가운데 북한이 남북 관계 단절에 나선 데 따른 후속 조치들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15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접경지역의 모든 북남연계 조건들을 철저히 분리시키기 위한 단계별 조치들을 엄격히 실시하여야 하겠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가로등을 철거해 고철까지도 재활용할 정도로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될 일 없는만큼 동해선 육로 가로등을 철거한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