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격앙·눈물…"하이브 반성해야 한다"

생활/문화

뉴스1,

2024년 4월 25일, 오후 04:29

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하이브 경영권 탈취 시도와 관련한 배임 의혹 관련 입장을 밝히는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4.4.25/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하이브 레이블이자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긴급 기자회견장에서 눈물을 보였다.

민희진 대표는 법률대리인인 세종 측과 함께 25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일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이날 민 대표는 "하이브는 반성하셔야 한다, 뻔뻔하게 이렇게 하실 수 있느냐"라며 "(하이브 CEO) 박지원 님이 부임 한 지 막 안 됐을 때, 지원 님이 저를 보자고 해서 '희진 님, 저희 첫 번째 하이브 걸그룹으로 준비하던 그룹은 쏘스뮤직(이하 쏘스)에서 나가야 할 것 같다, 쏘스에서 김채원, 사쿠라를 첫 번째로 내야 한다'고 통보를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욕했다, '너네 양아치냐, 내 이름 팔아서 민희진 걸그룹 붙였고, 하이브 첫 걸그룹이 뉴진스라고 생각했고, 애들도 하이브 첫 번째 걸그룹, 민희진 이름 보고 들어온 건데, 내가 그럼 '연습생 부모들한테 뭐라고 할 거냐'라고 하니까, '그런 건 희진님이 상관하실 바가 아니다'라며, 양해도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사쿠라, 김채원 영입도 몰랐는데 자기네들이 먼저 낸다고 하더라, 너무 화가 나서 '저 회사 그만두겠다, 대신 나가면서 기자회견 하겠다'고 하니까 지원 님이 저를 붙잡고 '어떻게 해야 하냐'라고 하더라"라며 "저는 이런 거 진짜 '극혐'한다고 하니까 그들은 다음 그룹으로 내면 된다고 쉽게 생각하더라, 캐스팅할 땐 그렇게 설명 안 하고 첫 번째 걸그룹으로 말해 놓고, 하이브에서 어떤 양해나 사과 하나 없었다"고 밝혔다.

민 대표는 "어도어에서 떵떵거리면서 편하게 한 줄 아는데 제가…, 아니 어도어를 만드는 게 주주들의 이익을 위하고, 애들도 위하고, 저한테도 좋은 일이라 생각했다"라며 "(하이브에서) 지분 100% 아니면 애들(뉴진스 멤버들) 안 준다더라, 내가 뽑고 내가 캐스팅했는데 그리고 쏘스는 자기네 지분 달라고 하니까, 하이브에서 쏘스에 20 위로금을 줬기도 했는데, 왜 그랬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지원 님에게 이거 양아치 같냐고 하니까 자기가 할 말이 없다고 하고, 제가 3개월 넘게 언쟁해서 어도어를 만든 거지만 지분 싸움하면서 애들 어떻게 방치하냐고, 애들 받으려고 그냥 포기하고 (하이브) 100% 했다"라며 "애들은 내가 이랬는지 모른다. 내가…내가 애들한테 생색내는 것도 역겹지 않냐"고 덧붙였다.

민희진 대표는 지난 2002년 SM엔터테인먼트에 공채로 입사해 2018년까지 재직했다. 이후 SM 퇴사 뒤 2019년 하이브의 최고 브랜드 책임자(CBO)로 자리를 옮겼고 2021년부터 어도어의 대표를 맡고 있다.
앞서 지난 22일 어도어 일부 임원들이 '탈(脫) 하이브 시도' 정황에 감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하이브 어도어 이사진에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민희진 대표의 사임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하지만 민 대표는 하이브의 또 하나의 레이블인 빌리프랩 소속의 신예 걸그룹 아일릿이 뉴진스의 여러 부분을 카피했다며 이른바 '아일릿 뉴진스 카피 사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뒤, 해임을 통보받았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하이브는 어도어의 경영권 탈취 시도와 관련해 민희진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 일부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고, 25일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 주도로 경영권 탈취 계획이 수립됐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고 물증도 확보했다. 감사대상자 중 한 명은 조사 과정에서 경영권 탈취 계획, 외부 투자자 접촉 사실이 담긴 정보자산을 증거로 제출하고 이를 위해 하이브 공격용 문건을 작성한 사실도 인정했다.

대면 조사와 제출된 정보자산 속 대화록 등에 따르면 민희진 대표는 어도어 경영진들에게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매각하도록 하이브를 압박할 방법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 지시에 따라 아티스트와의 전속 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방법, 어도어 대표이사와 하이브 간 계약을 무효화하는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 또한 '글로벌 자금을 당겨와서 하이브랑 딜하자', '하이브가 하는 모든 것에 대해 크리티컬하게 어필하라', '하이브를 괴롭힐 방법을 생각하라'는 대화도 오갔다.

하이브는 또 이날 오후 추가 공개한 감사 과정 입장에서 민 대표가 심각한 '주술 경영'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이브는 민 대표가 인사, 채용 등 주요한 회사 경영사항을 여성 무속인에게 코치받아 이행했으며, 이 무속인은 민 대표의 가까운 친족이 혼령으로 접신한 상태라며 민 대표와 카카오톡으로 경영 전반을 코치해 왔다고 밝혔다. 하이브가 공개한 '주술 경영' 대화록에 따르면 해당 무속인은 지난 2021년 "3년 만에 회사를 가져오라"고 한다. 민 대표는 이 무속인에게 "방탄소년단이 군대를 갈까 안갈까"라고 물은 뒤 "걔들이 없는 게 나한테 더 이득일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 뿐만 아니라 민 대표는 이 무속인에게 면접자들의 신상 정보를 공유하며 채용과 관련해서도 논의를 한 정황이 포착됐다. 하지만 민 대표는 24일 보내온 답변서에서 이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는 해당 자료들을 근거로 관련자들을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25일 고발할 것임을 알렸다.

한편 어도어는 지난 2021년 방시혁이 의장으로 있는 하이브가 자본금 161억 원을 출자해 만들어진 회사다. 현재 민 대표는 어도어 주식 18%(57만 3160주)를 보유해 어도어 2대 주주다. 지난해 1분기 하이브는 100% 보유 중이던 어도어의 지분을 80%로 줄였다. 민 대표는 콜옵션(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해 어도어 지분 18%를 매입했다. 하이브는 나머지 2%도 어도어 경영진에 매각했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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