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덕에 긍정 에너지 얻었다"..희귀질환 극복한 박민지, 국내 첫 나들이 '굿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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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2024년 4월 25일, 오후 06:10

박민지가 25일 열린 크리스에프앤씨 KLPGA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밝은 표정으로 코스를 이동하고 있다.
박민지가 25일 열린 크리스에프앤씨 KLPGA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밝은 표정으로 코스를 이동하고 있다.
(MHN스포츠 양주, 김인오 기자) 현역 최다승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중심에 있는 박민지가 올해 국내 첫 라운드를 상위권으로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박민지는 25일 경기도 양주에 있는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메이저대회 크리스에프앤씨 제46회 KLPGA 챔피언십 첫날 경기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적어냈다.

1라운드 합계 4언더파 68타를 기록한 박민지는 공동 9위로 18홀을 마무리했다. 공동 선두 박주영, 전예성(이상 6언더파 66타)에 2타 부족한 성적표로 남은 사흘 역전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날은 올해 박민지가 국내 팬들을 처음 만나는 날이다. 올 시즌 싱가포르에서 열린 개막전과 태국에서 진행된 두 번째 대회를 치른 박민지는 국내 개막전인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3개 대회를 쉬어갔다. 

지난해 하반기에 발병된 삼차신경통이 재발해 부득이하게 불참하게 됐다. 예정됐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셰브론 챔피언십도 같은 이유로 출전을 포기했다. 

삼차신경은 얼굴과 머리에서 오는 감각을 뇌에 전달하는 뇌신경으로 이로 인한 근력 약화 등이 통증으로 이어질 때 삼차신경통이라고 한다. 

박민지는 "삼차신경통이 흔한 병은 아니고 50대 이상에서 보통 걸리는 질환이다. 10만 명 중 다섯, 여섯이 걸리는데, 요즘에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걸리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피로가 원인이라고 하는데 내 경우는 신경이 눌린 것인지 의심이 갈 뿐 정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몸 상태에 대해서는 "2주 전부터 통증이 없어서 이번 주 대회부터 출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람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라 요즘은 '오늘 하루를 건강하고 착실하게 살자'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골프를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에 마음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었는 이유 중에는 타이거 우즈의 영향도 있다고 했다. 

박민지는 "타이거 우즈는 큰 사고를 겪고도 경기에 출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나는 왜 골프를 포기하려고 하지?'라는 나약한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죽더라도 골프장에서 죽자'고 마음을 바꿨다"고 힘들었던 순간을 돌아봤다. 

컨디션을 감안하면 훌륭한 1라운드 성적표를 제출했다. 오랜만에 만난 팬들의 응원도 큰 도움이 됐다.

박민지는 "딱히 코스에 대해 준비한 건 없다. 하지만 코스가 평평해 보여도 러프에 가면 런도 많이 생기고, 플라이어가 나는 편이라 페어웨이를 지키려고 한다. 감정을 빼고 이성을 넣어서 플레이하려 노력한다. 오늘은 퍼트가 특히 잘됐다"고 하루를 정리했다.

이어 박민지는 "팬들이 많이 오셔서 너무 감사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팬 분들을 보면서 '내가 이렇게 사랑받는 선수였구나'라는 마음이 들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박민지는 KLPGA 투어 18승으로 현역 선수 중 가장 많은 우승 기록을 가지고 있다. 3승만 더 보태면 고(故) 구옥희, 신지애가 가진 20승을 넘어선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KLPGA 투어 최초 4개 메이저대회 우승 기록을 세운다. 앞서 박민지는 한국여자오픈, KB금융 스타챔피언십, 하이트진로 챔피언십까지 3개 메이저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박민지는 "사실 우승이라면 다 좋다. 메이저 대회면 더더욱 좋겠지만, 목표를 하나로 잡지 않은 이유가 그것을 이루지 못했을 때 좌절감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메이저대회가 아닌 우승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남은 라운드 전략에 대해서는 "골프는 원래 완벽하게 할 수 없으니, 그냥 오늘처럼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으면서 나 자신에 관대하게 생각하면서 플레이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LPGA 투어 셰브론 챔피언십을 다녀온 방신실은 5언더파 67타, 공동 3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박도영, 서연정, 최민경 등도 공동 3위로 2라운드를 맞는다.

사진=양주, 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박민지가 25일 열린 크리스에프앤씨 KLPGA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샷 방향을 조준하고 있다.
박민지가 25일 열린 크리스에프앤씨 KLPGA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샷 방향을 조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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