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현의 감성, 골프美학] 대중제와 회원제 골프장의 전환..시장 원리에 맡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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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2024년 4월 27일, 오전 07:00

미국의 백화점 노드스트롬은 럭셔리의 대명사다. 그러나 더 유명한 이유가 있다. 바로 노드스트롬 룰 제1 규칙 때문이다. Nordstrom Rules: Rule #1: 모든 상황에서 최고의 판단을 내리십시오. 더 이상의 규칙은 없습니다. 노드스트롬 핸드북에는 단 하나의 규칙만 있다. 

반면에 회사가 커질수록 규칙과 방침은 더더욱 많아지는 것이 일반적 상식이다. 하지만 노드스트롬은 유연한 결정과 실행으로 일하기 좋은 기업 52위에 오를 수 있었다. 노드스트롬 백화점 측은 “회사 방침을 수없이 만들어 나간다면 직원과 소비자는 분명히 혐오감을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일에 있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단순화 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본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국내 골프장들이 사상유래가 없는 호황을 누린다며 정부가 골프장 제도에 관여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대중골프장에 ‘대중제’와 ‘비회원제’ 골프장으로 분류해 개소세와 직간접세를 부활시켰다. 이로 인해 회원제 골프장보다 비회원제 골프장이 세금을 20% 더 내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것도 이미 국내 골프장 내장객 15%, 매출 20%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등급제를 시행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정부가 관여하지 말고 시장원리에 맡기면 된다고 했다. 그들은 “규제개혁에 중점을 두지 말고 일반 골퍼와 골프계의 의견을 통해 ‘대중화 지원’에 노력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정부는 적극 관여했고 올해 골프장경영협회가 발표한 내장객이 지난해 5058만 명에서 올해 5.7% 빠진 4772만 명으로 286만 명이 감소했다. 이는 1998년도 IMF 사태로 140만 명이 감소한 이후 처음으로 많은 수치로 내장객이 감소한 것이다. 매년 내장객은 감소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어 자칫 심각한 골프산업 위기로 치달을 수 있다.  골프장 내장객 감소는 2010 리먼금융 사태 영향으로 줄도산으로 이어진 것처럼 또 다른 사회문제로 야기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골프는 사치, 오락성 운동이 아닌 580만 명의 골퍼가 즐기는 국민스포츠다. 따라서 지나친 규제와 통제를 먼저 생각할 것이 아니라 시장원리에 맡기면 오히려 다양한 골프장 급이 생겨 골퍼는 그만큼의 선택의 폭이 넓어 질 것이다. 물론 제도가 안정될 때까지는 이익을 노린 코로나19같은 각종 이용료를 인상하는 골프장이 나오겠지만 이 역시 내장객 감소를 통해 다시 비용은 안정화를 보일 것이다.

한 예로 ‘비회원제 골프장 업에서 회원제 골프장 업으로 전환이 관광산업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세미나에서 양희원 연구원은 숙박시설은 여관, 민박, 모텔, 호텔 등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했다. 음식 산업이 발전하려면 모든 식당이 백반만 팔아서는 안 되며 다양한 메뉴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양 연구원은 덧붙였다.

이제 골프장도 ‘대중제’와 ‘회원제 골프장’ 전환을 자유롭게 만들 필요가 있다. 1997년 기준으로 회원제와 비회원제의 비율은 8:2이었다. 2024년 현재는 3:7로 역전됐고 향후엔 2:8 비율로 심각한 불균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대중제와 회원제의 자유로운 전환을 통해 자율 경쟁을 해야 한다.

경기도 다음으로 골프장이 많은 강원도는 이미 강원도 관광산업과 지역 발전을 위해 고급, 중급, 보급형 골프장의 균형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각 골프장들의 자유로운 경쟁은 그린피를 비롯한 이용료의 다양성이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골프장의 등급은 생기고 또 존폐를 통해 균형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골프장 예약에 여유가 생기게 되면 K-골프를 통한 해외 골프관광객 유치도 가능해 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회원제 골프장 부족으로 회원권 가격이 급등하고 그린피와 각종 이용요금이 함께 상승하고 있는 것 역시 정부가 관여한 결과임을 피할 수 없다.

미국 작가 스티븐 코비는 “가장 큰 위험은 위험 없는 삶이라”고 했다. 이미 3, 40년 전에 만들어 놓은 구태 한 ‘체육시설법’으로 위험 없는 안정을 희구하는 지금의 해당 공무원을 두고 하는 말이다. 큰 위험 없는 삶이 가장 위험한 삶이듯이 이제는 모든 결정은 골프장과 소비자에게 맡겨야 할 시기가 왔다고 본다. 

글, 이종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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