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수원 KT의 반격이냐 부산 KCC의 기세냐. '형' 허웅(31, KCC)과 '동생' 허훈(29, KT)의 두 번째 형제대결이 펼쳐진다.

수원 KT와 부산 KCC는 29일 오후 7시 수원KT아레나에서 2023-20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을 치른다.

이번 시리즈의 향방을 가를 수 있는 중요한 경기다. 앞서 27일 열린 1차전에선 KCC가 90-73으로 대승을 거두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역대 챔프전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이 우승할 확률은 69.2%(총 26회 중 18회)에 달한다.

두 팀 중 누가 우승해도 새로운 역사다. KCC는 프로농구 역사상 최초로 5번 시드 우승에 도전한다. 정규리그 5위를 차지한 팀이 챔프전에 오른 것 자체가 처음 있는 일이다. KCC는 KT와 달리 플레이오프(PO) 우승을 5차례 기록했지만, 지난 2010-2011시즌 이후로는 명맥이 끊겼다.

KT는 구단 역사상 첫 챔피언을 꿈꾼다. 현재 KT는 LG,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챔프전 우승이 없는 세 팀 중 하나다. 챔프전 진출 자체가 지난 2006-2007시즌 이후 17년 만이다.

KCC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간 경기였다. KCC는 전창진 감독이 미리 밝힌 대로 전반전에 무리하지 않고 후반에 승부를 걸었다. 3쿼터 초반 15-0 런을 만들며 KT를 무너뜨렸다. 

KCC가 자랑하는 속공도 불을 뿜었다. KCC는 KT 수비를 빠르게 휘저으며 90점 중 20점을 속공으로 넣었다. 반면 KT는 8점에 그쳤다. 송영진 감독도 경기 전 속공을 막아야 한다고 경계했지만,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었다.

KCC 역시 누구보다 속공의 힘을 잘 알고 있다. 17득점을 책임진 허웅도 "우리가 잘하는 건 속공이다. 그런데 전반에 뛰어다니지 못했다. 그래서 그 부분을 많이 강조했다"라며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를 짚었다.

역사상 첫 우승을 꿈꾸는 KT로선 2차전만큼은 꼭 잡아내야 한다. 안방에서 2패를 떠안고 부산 원정길에 오른다면 부담이 너무나 클 수밖에 없다. 홈팬들 앞에서 시리즈 균형을 맞춰야 하는 KT다.

핵심은 속공 제어다. 허웅의 말대로 KCC의 양쪽 포워드들이 신나면 좀처럼 말릴 수가 없다. 송영진 감독도 1차전을 마친 뒤 "분위기를 추스리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정규시즌보다는 120%의 집중력과 활동량으로 한다는 생각으로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KT가 체력 면에서도 불리하다는 점. KT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창원 LG와 5차전 혈투를 치르면서 KCC보다 사흘 늦게 시리즈를 마쳤다. 게다가 KCC는 1차전에서 단 한 명도 30분 이상 뛰게 하지 않으며 로테이션까지 완벽히 챙겼다.

KT가 승리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선 패리스 배스와 허훈 '원투펀치'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이 힘을 내야 한다. 1차전에서도 배스는 29점 10리바운드, 허훈은 12점을 기록했으나 동료들의 지원이 부족했다. 그러다 보니 배스도 후반엔 파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2점에 묶였던 문정현과 문성곤(0점), 한희원(5점)이 살아나야 슈퍼팀에 균열을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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