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자에 반한 파리지엥…"부르스 드 코메르스는 그를 위한 공간"

생활/문화

뉴스1,

2024년 5월 03일, 오후 03:00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일 오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피노 컬렉션 미술관을 방문해 김수자 작가의 전시 '흐르는 대로의 세상'을 관람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2024.5.2/뉴스1
에마 라비뉴 피노컬렉션 미술관 관장은 프랑스 파리 부르스 드 코메르스-피노컬렉션(Bourse de Commerce)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 김수자 작가의 전시에 대해 "굉장히 성공적인 전시"라고 극찬했다.

라비뉴 관장은2일(현지시간)BdC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김수자 작가의 전시로 인해 관람객들이 얼마나 증가했나'란 질문을 받고 "우리 미술관이 문을 연 지 3년(2021년 5월 개관) 됐는데 로툰다에서 김 작가의 전시를 하면서 체험하려고 방문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이 늘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체험하러 전시장에 오는 게 하나의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라며 '굉장히 성공적'이란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실제 이날 미술관을 방문하니 어린 아이를 안고 온 가족부터 연인, 친구, 혼자 온 사람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로툰다에 눕거나 바닥에 앉는 등 여러 자세를 취하며 전시를 체험하고 있었다.

라비뉴 관장의 김 작가에 대한 찬사는 '공간'에 관한 의미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곳은 옛 곡물거래소를 미술관으로 개조한 프로젝트 결과물로, 건물 내 로툰다는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했다.

라비뉴 관장은 "이곳은 과거 곡물거래소의 역사에 안도가 리노베이션을 하고 현재의 모습을 하고 있다"며 "이 안에서 연금술과 같은 새로운 분위기가 만들어지는데, 이는 바로 김수자 작가를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이번 전시와 공간이 환상적인 호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비뉴 관장은 '김 작가 외에 작업하고 싶은 다른 한국 작가가 있는가'란 질문에"기회가 된다면 우리가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이우환 작가와 전시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지금으로서는 김 작가에게만 집착하고 있다"며 "다른 좋은 전시도 김 작가와 함께 꼭 하고 싶다"고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라비뉴 관장은 "미술관에 방문하는 관람객의 국적을 보면 미국인 다음으로 한국인이 많다"며 "한국분들이 이 미술관에 온다면 '내 집에 왔다'고 생각하고 즐기시길 바란다"는 덕담도 건넸다.

BdC는 지난 3월 20일부터 기획전 '흐르는 대로의 세상'을 열고 있다. 근현대미술품 1만여점을 소장한 세계적인 컬렉터 프랑수아 피노의 컬렉션 중 1980년대 이후 작품 40여점을 선보이는 전시다.

BdC가 메인 전시 공간인 로툰다를 한국 작가에게 할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것도 작가에게 '카르트 블랑슈'(전권 위임)를 내줄만큼 BdC의 김 작가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김 작가는 로툰다 바닥에 418개의 거울을 설치했다. 김 작가가 전체적인 아이디어와 구상을 했고, 실제 작업은 그의 아들인 정재호 건축가가 미술관과 협업했다.

김 작가는 이날 자신의 작품을 '달항아리'에 빗대 설명했다. 김 작가는 "달항아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위아래를 따로 만들어 붙이는 데 '거울'이 그 단면의 역할을 한다"며 "위아래의 도자는 두 개의 돔, 즉 실제 존재하는 건물 천장의 돔이 하나고 거울을 통해 반사되는 밑의 돔이 다른 하나가 된다"고 말했다.

정재호 건축가는 "건축가 안도 다다오는 로툰다를 수직적인 구조체를 이용해서 수평적인 공간으로 정의했다. 이 전시에서 김수자 작가는 반대로 수평적인 구조를 이용해서 수직적인 공간을 정의했다"며 "수직과 수평의 두 차원의 교차점에서 우리 몸이 하나의 축으로 인식되는 것을 경험으로 몸소 느끼게 되는 공간으로 우리가 발전시킨 거 같다"고 말했다.
에마 라비뉴 부르스 드 코메르스-피노컬렉션 미술관 관장이 김수자 작가의 전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4.5.2/뉴스1 © 뉴스1 김일창 기자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