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새우가 UAE서 ‘펄떡’…AD수산, 허브71 투자받아[오일 Drive]

경제

이데일리,

2024년 5월 04일, 오후 01:26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세계 최대 국부펀드가 즐비한 중동으로 글로벌 투자은행(IB)업계의 시선이 향하고 있습니다. ‘오일 드라이브(Drive)’는 중동 투자시장 소식을 전하는 시리즈입니다. 오일머니에 뛰어드는 글로벌 투자사들의 이야기와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 신기술 기반 투자에 집중하려는 중동 현지의 소식을 모두 다룹니다. 국내 기업의 중동 자본 투자유치 소식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허허벌판 사막에서 싱싱한 국내산 새우가 양식돼 중동 곳곳으로 수출될 예정이다. 아랍에미리트(UAE)에 진출한 데이터 기반 스마트 새우 양식 기업 에이디(AD)수산의 이야기다. 회사는 최근 UAE 정부 산하 기관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척박한 사막 환경에서도 새우가 양식될 수 있도록 바다 생태계를 재현하는 자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회사는 이로써 중동 주요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에 모두 진출하게 됐다.

에이디수산의 스마트 새우 양식장 조감도. (사진=에이디수산)
4일 국내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이디수산이 UAE 허브(Hub)71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선정돼 활동을 시작했다.

허브71은 UAE 아부다비 정부 산하의 스타트업 허브로 매년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스타트업을 선정해 육성하고 있다. 지금까지 260곳 이상의 글로벌 스타트업이 15억달러(약 2조원)를 조달했을 뿐더러,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중동과 글로벌 시장 곳곳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갔다.

정부, 글로벌 대기업, 기관투자자 등 민관이 합동해 스타트업을 키우는 만큼 지원도 상당하다. 허브71이 투자금과 사무실을 제공할 뿐 아니라 글로벌 대기업이 기술 협력을 지원하고, 인큐베이터나 액셀러레이터들이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회사 운영의 전반을 돕는다. 그만큼 경쟁률도 치열하다. 올해 경쟁률은 무려 60대 1로 전 세계 스타트업 1480곳이 지원해 25곳이 최종 선발됐다.

에이디수산이 이번에 허브71에서 선정된 프로그램은 ‘허브71 플러스 기후테크’다. 기후테크를 통해 탈탄소화에 기여하는 스타트업을 선정해 키우는 프로그램이다. 허브71이 파트너십을 맺은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DNOC), 지멘스 에너지 등과의 협업이나 기후테크 전문 벤처캐피털(VC), 투자자를 통한 후속투자도 도움받을 수 있다.

에이디수산은 이미 중동에 진출해 활동하고 있는 베테랑 기업이다. 앞서 회사는 사우디 정부와 2022년 스마트 아쿠아팜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지난해 사우디에 스마트 새우 양식장을 건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사우디 현지 파트너사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수산물 중 하나인 새우를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생산해내는 에이디수산의 기술력에 허브71이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UAE와 사우디를 아우르는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뿐 아니라 세계 곳곳으로 확장 가능한 비즈니스라는 점도 투자 유치와 프로그램 선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에이디수산은 스마트 양식장 수조에 자정 기능을 갖춘 바다 생태계를 재현한 자체 기술을 개발했다. 화학물질이나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을뿐더러, 물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어 사막 같은 척박한 환경에서도 새우 양식이 가능하다. 또한 스마트 아쿠아팜 관리 운영 플랫폼인 AD 아이즈가 수집한 데이터로 수조를 모니터링 할 수 있어 수질과 새우의 성장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이두현 에이디수산 대표는 “사우디에 이어 두 번째로 UAE에 진출했는데, 이를 계기로 중동 지역에 확실한 교두보를 마련하고자 한다”며 “허브71의 지원을 발판 삼아 벨기에와 프랑스 법인을 활용해 유럽으로 또는 미국까지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