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 방광살리기]가정의 달, 부모님 소변 증상 꼭 챙기세요

사회

이데일리,

2024년 5월 05일, 오전 12:04

[손기정 일중한의원 원장] 5월 가정의 달이다. 곧 어버이날을 앞두고 모처럼 부모님과 집안 어르신들을 뵙는 소중한 시간이 이어진다. 100세 시대를 맞아 이번 어버이날에 부모님을 만나면 꼭 한 가지 점검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소변증상을 살피는 일이다. 중장년기에 들어선 남성분들은 전립선질환이, 여성분들은 방광질환으로 인해 다양한 소변 문제로 고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들 증세는 가족한테도 말하기 꺼리는 경우가 많아 자식들이 꼭 챙겨야 할 부모님 질환 중 하나다.

손기정 일중한의원 원장
방광은 소변을 저장해 배출하는 기관이다. 근육으로 이루어진 소변 저장 주머니로 요관과 요도가 연결되어 있다. 콩팥에서 노폐물을 걸러 흘러나오는 소변을 저장하였다가 일정한 양의 소변이 차오르면 요도를 통해 소변을 밖으로 배출하는 기능을 한다. 우리 몸의 순환을 담당하는 최후의 보루이자 노폐물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런데 진료실에서 만난 전립선비대증이나 만성전립선염, 만성방광염, 간질성방광염 환자 대다수는 방광의 기능이 저하되어 소변 배출이 원활하지 않다. 이들 질환으로 오랜 기간 문제를 안고 지내며 노화까지 더해지면 방광 기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방광의 기능이 저하돼 소변을 제때 제대로 비울 수 없게 되면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것은 물론 의도치 않게 소변을 흘리는 등 하루하루 불편을 느끼게 된다. 가장 큰 고통은 여러 유형의 배뇨 장애다. 소변이 하루 8회 이상 자주 마렵고(빈뇨), 소변을 볼 때 오랜 시간이 걸린다(지연뇨). 또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고(세뇨) 중간에 끊기는(단축뇨) 증상이 나타난다. 밤 수면 중에 수차례나 화장실을 가는 야간뇨와 잔뇨 증상도 생긴다. 심한 경우 15분마다 한 번씩 하루에 화장실을 수십 번을 찾는 등 마음대로 오줌을 참지 못해 일상생활 자체가 곤란해지기도 한다.
방광의 기능저하로 인한 소변증세가 나타났을 때 방광을 수축시키는 콜린성 약물이나 근육이완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오히려 방광의 탄력이 저하돼 오랫동안 고생을 할 수 있어 환자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방광이 수축력을 잃어 방광 안의 소변을 제대로 비워낼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되면 소변줄을 착용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 방광의 기능을 회복하는 한의학적 치료는 약해진 방광의 탄력을 회복하고 소변 배출을 원활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비뇨 생식기계통을 보하는 육미지황탕 처방에 소변기능을 개선하는 복분자, 차전자, 익지인 등 을 체질에 맞게 가감하여 처방하고, 환자에 따라서는 하복부 침과 온열요법을 병행한다. 한방 치료는 방광의 건강성을 회복해 소변 저장량이 늘어나고, 배출 능력이 좋아져 소변이 시원해지며 잔뇨량이 준다. 이렇게 소변 배출이 정상화되면 노년기에 전반적인 신체 능력 또한 좋아진다.

방광 기능 저하를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겨 방치했다가는 중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세심한 대처가 필요하다. 방광 기능이 떨어진다는 질환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번 기회에 부모님들의 이러한 소변 증세를 꼼꼼히 살펴 하루라도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노년기 삶의 질을 높여 드리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