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다 시원"…아내 토막 살해 '개 먹이'로 던져 준 남편

사회

뉴스1,

2024년 5월 05일, 오전 05:00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11년 전 오늘 밤 11시 50분께 경찰은 전남 화순 동면 소재의 한 농가에서 지적장애 3급 남성 공 모 씨(당시 75세)를 긴급체포했다. 공 씨 집 냉장고에서는 죽은 아내 조 모 씨(당시 70세)의 토막 난 사체 일부가 발견됐다.

◇ 특별한 계기 없었지만…오랫동안 억눌렸던 감정 한순간에 폭발

2013년 4월 29일 저녁 70대 노부부는 말다툼을 했다. 이날도 남편 공 씨는 아내가 시킨 밭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농번기였던 만큼 아내 조 씨는 남편에게 잔소리를 퍼부었다.

조 씨는 지적장애를 가진 남편과 40년 넘게 살림을 꾸려왔고, 억척스러워질 수밖에 없었다. 공 씨는 아내가 시키는 농사일을 제대로 하지 않을 뿐 아니라, 툭하면 주머니에 있는 돈을 털어 놀러 나가기 일쑤였다.

이 때문에 공 씨는 늘 아내에게 구박을 받아왔지만 이날은 그동안 쌓인 공 씨의 분노가 폭발해 버렸다. 말투도 어눌해 아내에게 말싸움 상대가 되지 않았던 공 씨는 이성을 잃고 마당 구석에 있던 괭이를 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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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 시신 잘라 뜯어먹고, 개 먹이로도 던져 줬다

괭이로 아내의 머리를 내려친 공 씨는 아내가 쓰러진 후에도 죽을 때까지 머리만 집중 공격했다.

공 씨의 잔혹함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는 살해 직후 곧장 가위 2개, 도끼, 칼 등의 도구를 가져와 아내의 시신을 토막 냈고, 살과 뼈를 분리했다. 공 씨는 시신을 해체하면서 살점을 뜯어먹기까지 했다.

해체가 끝난 뒤 공 씨는 4개의 비닐 포대에 시신을 나눠 담았다. 그중 일부는 정화조에 유기했으며, 뼈는 밭둑에 매장했다. 공 씨는 나머지 살점을 같이 매장하지 않고 구태여 냉장고에 보관했는데, 그 이유는 충격적이게도 개들의 먹이로 쓰기 위해서였다.

공 씨는 집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6마리의 개를 사육했는데, 냉장고에 보관한 시신 일부를 사흘에 걸쳐 개들에게 먹이로 던져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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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인 후에도 끝나지 않았던 처절한 복수

살인범이 유기의 목적으로 시신을 토막 내는 경우, 보통은 이동의 용이성을 위해 관절대로 자르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이다. 하지만 공 씨는 마치 소나 돼지를 잡아 고기를 따로 분리하듯 시신을 해체했다. 그렇게까지 한 공 씨의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김윤희 프로파일러는 공 씨의 행동에 대해 "처절한 복수인 것 같다"며 "아내를 마지막까지 치욕스럽게 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프로파일러는 "지적장애인들은 분노와 같은 정서 표현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표현한다"고 설명하며 "공 씨는 '내가 치욕을 겪은 것처럼 너도 당해 봐' 하면서 쌓인 감정을 풀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 "너희 엄마? 내가 죽여서 냉장고에 넣어놨어"

이후 공 씨는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평소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이웃들이 아내 조 씨가 보이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겼고, 공 씨에게 아내의 행방을 물었다. 공 씨는 우물쭈물하며 대답을 잘하지 못했으나 평소에도 말투가 어눌했던 그를 이웃들은 딱히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 이웃 주민만은 의문을 가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오랫동안 조 씨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공 씨의 아들에게 연락해 며칠째 어머니가 보이지 않으니 한번 확인해 보라고 권했다.

깜짝 놀란 아들은 아버지에게 전화해 "어머니가 며칠째 안 보인다는데 어디 가신 거냐. 어떻게 된 지 아시냐"고 물었다. 이에 공 씨는 너무나도 태연하게 "너희 엄마 내가 죽여서 냉장고에 넣어놨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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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는 일 시키고 잔소리하고 돈 뺏어 가는 사람…속이 다 시원하다"

아들은 평소 아버지의 폭력성에 대해 잘 알고 있었을까. 그는 아버지의 말을 장난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망설임 없이 경찰에 연락했다. 신고를 받자마자 출동한 경찰은 냉장고에서 바로 사체 일부를 찾아냈고, 공 씨를 살인 및 시체 유기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사건 발생 6일 만이었다.

경찰 조사에서 공 씨는 아내를 살해한 이유에 대해 "집사람이 나를 40년 넘게 무시했다"며 "화가 나서 아내를 죽였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아내가 밭일을 시킨 것에 대해 "매일 잔소리를 했다"고 말하고, 돈을 꺼내 놀러 나가지 못하게 막은 것에 대해서는 "내 주머니에 있는 돈을 뺏어갔다"고 표현했다. 또 자신이 아내에게 맞았다고도 주장했다.

"속이 시원하다"며 반성의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았던 공 씨에 대해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공 씨가 지적장애 3급인 점과 아들이 처벌을 불원했던 점이 감형 사유로 참작됐다.

syk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