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이어 무전공 선발 규모도 안갯속…고2 대입도 혼란

사회

뉴스1,

2024년 5월 05일, 오전 08:30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공공적 고등교육정책을 요구하는 전국교수연대회의 회원들이 1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무전공·무학과 제도 강제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고2 학생들이 치르는 2026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이 공개됐지만 상당수 대학은 무전공(전공자율선택) 선발 확대 여부가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 제동으로 의과대학 증원이 안갯속인 상황에서 무전공 선발까지 변동 가능성이 커 대입을 코앞에 둔 고3은 물론 고2 수험생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5일 종로학원이 서울 주요 10개 대학의 '2026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분석한 결과 성균관대와 서강대, 한양대가 2026학년도에 무전공 선발 인원을 확대했다.

성균관대는 인문·자연 통합선발 280명을 신설하면서 무전공 선발인원이 기존 1514명에서 1651명으로 늘었다. 무전공 선발 비율도 42.4%에서 44.8%로 확대됐다.

한양대는 2026학년도에 무전공 선발을 신설해 총 250명을 모집한다. 전체 모집인원의 8.5%에 해당한다. 인문계열 35명, 자연계열 115명, 인문·자연통합 100명을 선발한다.

서강대는 종전 226명(13.8%)에서 266명(16.2%)으로 확대했다. 인문계열로 157명을 뽑고 인문·자연통합으로 109명을 선발한다.

반면 나머지 7개 대학은 교육부가 올해 1월 무전공 선발 확대 방침을 밝히기 직전 실시한 2024학년도 대입과 사실상 같은 규모로 발표했다.

서울대(520명) 연세대(377명) 고려대(94명)의 무전공 선발 인원은 총 991명으로, 2024학년도 994명과 동일한 규모다.

경희대(183명) 중앙대(295명) 이화여대(354명) 한국외대(156명)도 2024학년도와 무전공 선발 인원이 사실상 같다.

대학이 기존에 밝힌 것과 차이가 크다. 경희대는 2026학년도에 무전공으로 총 406명(서울캠퍼스 165명, 국제캠퍼스 241명)을 뽑을 예정이다. 한국외대도 서울캠퍼스와 글로벌캠퍼스를 합해 총 835명을 무전공으로 선발할 계획이다.

종로학원 제공

차이가 발생한 것은대학 내 의사 결정이 늦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무전공 선발을 신설·확대하기 위해서는 다른 학과 정원을 빼와야 해 이해관계가 첨예하다. 무전공 선발 규모가 확정돼도 학칙 개정을 거쳐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승인을 받은 뒤 홈페이지에 공시해야 한다. 고등교육법에 따라 대학은 선발방법과 전형요소, 모집인원 등을 담은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고2 4월까지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한 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2026학년도 시행계획을 4월 말에 대학이 홈페이지에 게재했는데 혼선이 있다"며 "무전공 관련해서 대교협에 2025학년도 대입 변경 계획을 4월 15일 이전에 신청한 대학은 승인 통보를 받아 이를 반영해 홈페이지에 게시했지만, 학칙 개정이 늦어져 4월 30일까지 신청한 대학은 대교협이 5월 말까지 심의해서 확정하므로 변경안이 반영되지 않고 홈페이지에 게재됐다"고 전했다.

교육부는 올해 1월 2025학년도부터 무전공 선발을 25%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대학에 재정 지원을 할 때 가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유도한다. 대학재정지원사업에서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서는 학칙을 개정한 뒤2025학년도, 2026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하지만 2025학년도 시행계획은 올해 고3이 고2이던 지난해 4월 발표됐다. 이미 발표된 2025학년도 시행계획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고3 4월까지 대교협에 변경 신청을 하고 대교협 심의를 거쳐 5월까지 확정해야 한다. 반면 2026학년도 시행계획은 한 달 이른 4월까지 확정해야 하면서 입시에도 혼선이 빚어진 것이다.

문제는, 수험생은 대학 홈페이지에 공개된 2026학년도 시행계획이 대교협 승인을 거쳐 확정된 것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고3 치르는 2025학년도 대입 시행계획은 이달 말 확정된다. 대입 불확실성이 고3뿐 아니라 고2까지 덮친 것이다.

무전공 선발 규모는 앞으로도 계속 바뀔 수 있다. 올해 대학재정지원사업 평가에서 무전공 선발 비율이 미치는 영향력이 크면 대학이 2026학년도에 이를 더 확대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2026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은 내년 4월까지 변경 신청을 하면 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입시 불확실성에 이어 무전공 선발도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2025학년도 전형계획은 현재 미확정 상태이고, 2026학년도는 추후 큰 폭으로 변경될 수 있어 현재로선 고3, 고2 모두 구체적 정보가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전공은 의대와 달리 수험생 전체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입시 변수"라며 "의대 미확정 상태, 무전공 선발 또한 발표된 사항과 매우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 수험생 입장에서는 입시전략 수립에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jin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