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개죽음당했다"…LA서 경찰 총격에 한국인 남성 사망

해외

이데일리,

2024년 5월 05일, 오전 10:49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경찰관이 흉기를 소지한 한국인 남성을 사살하는 사건이 발생해 과잉 진압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일 오전 11시께 한국 국적 40대 남성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경찰 총격에 사망했다(사진=JTBC News 캡처)
지난 4일(현지시각) NBC에 따르면 2일 오전 11시께 LA 카운티 정신건강국(DMH)의 지원 요청을 받고 출동한 경찰이 LA 시내 한인타운의 한 주택에서 정신질환을 앓는 무장 남성 양모(40)씨를 사살했다.

경찰의 총을 맞고 쓰러진 양씨는 현장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양씨는 조울증 환자로 최근 증세가 악화했다. 이에 양씨 부모는 병원 진료를 받을 것을 권유했으나 양씨가 거절하자 DMH에 도움을 요청했다.

DMH 직원들이 양씨를 정신 치료 시설로 이송하려고 시도했으나, 양씨는 이 또한 거부했다.

결국 양씨 부모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다. 당시 경찰은 “양씨가 해당 장소에 거주하지 않았고, 분열정동장애와 조울증 진단을 받았으며, DMH 직원과 대화를 시도하자 폭행을 시도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후 경찰이 출동한 지 30분 뒤 여러 번의 총성과 함께 양씨가 사살 당했다.

양씨 부모는 JTBC에 “빵, 빵, 빵 하는데 ‘악!’ 소리 지르더라고 아들이 (그게)총일거라고 생각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침에 애를 병원에 데려가야겠다고 한 사람이 애가 총 맞아 죽으리라고 어떻게 아냐”며 “그냥 개죽음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당시 경찰은 총소리에 놀라 달려온 양씨 부모에게 “기다리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측은 양씨에게 집 현관문 앞에서 경찰이 왔음을 알린 뒤, 열쇠를 받아 현관으로 진입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양씨가 대형 흉기를 들고 경찰관에게 다가와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장에서 날 길이 15㎝, 전체 길이 28㎝에 달하는 흉기가 발견됐다고 보고했다.

LA 경찰국은 경찰관들이 착용하고 있던 보디캠 등을 검토해 총기 사용이 적절했는지 조사 중이다.

양씨는 한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주한 뒤에도 한국 국적을 유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LA총영사관은 LA 경찰국에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