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 어린이날 행사 불참…142일째 공식행사에 안 보여

정치

뉴스1,

2024년 5월 05일, 오후 04:23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제102회 어린이날을 맞아 청와대 연무관에서 열린 어린이 초청행사에 참석해 아이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5.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영부인 공백이 5월 가정의 달에도 이어지고 있다.

5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청와대 영무관에서 열린 제102회 어린이날 기념행사에는 윤석열 대통령만 참석했다.

지난해 같은 행사에서는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어린이들을 만나 체험활동을 함께 했었다.

김 여사가 공개 일정을 수행한 것은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국빈 방문이 마지막이다. 이번 어린이날 행사 불참으로 142일째 공식행사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휘말린 김 여사는 총선 국면에서 야당 비판이 거세지자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비공개 행보만 간간이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에는 고(故) 유재국 경위 순직 4주기를 맞아 유가족에게 추모 편지와 과일 바구니를 선물했고, 같은 달 관저에서 열린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 오찬 자리에 참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정도였다. 관저 오찬도 대통령실이 공개한 사진에 김 여사는 없었다.

올해 4·10 총선 때도 김 여사는 윤 대통령과 별도로 비공개로 사전 투표를 했으며, 지난달 루마니아 정상 부부 방한 당시에도 배우자 일정이 있긴 했지만 양국 합의에 따라 공개되지는 않았다.

일각에서는 김 여사가 총선이 끝난 만큼 가정의달 행사를 계기로 자연스럽게 공개 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5월 김 여사는 어린이날뿐 아니라 용산어린이정원 개방행사와 청와대 개방 1주년 기념 특별음악회 등 여러 행사에 참석하며 광폭 행보를 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야당이 다시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며 활동 재개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특히 이원석 검찰총장이 최근 서울중앙지검에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신속히 수사하라고 지시한 것과 관련해 야당은 "빈 수레만 요란하다"며 특검까지 거론하는 중이다.

지난 1월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한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특검법을 두고도 민주당은 제22대 국회에서 재추진을 벼르고 있다.

대통령실로서는 총선 참패 후 쇄신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현재 시점에 김 여사 이슈가 재점화될 경우 쇄신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는 탓에 영부인 재등판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5월 5일 청와대 연무관에서 열린 전국 어린이가족 320여명 초청행사에 참석해 쿠키를 만들고 있다. 올해 어린이날 행사에는 윤 대통령만 참석했다. (대통령실 제공) 2023.5.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아울러 제2부속실 설치 등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을 해소할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점도 활동 재개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통령실은 올해 1월 명품가방 수수 의혹이 불거지자 제2부속실 설치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아직 뚜렷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전과 달라진 것이 있어야 영부인이 활동을 다시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무런 변화 없이 영부인이 언론 앞에 모습을 보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오는 9일로 예상되는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영부인 문제를 언급할지도 관심사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 KBS 특별대담에서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누구에게 박절(迫切)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다"고 언급하긴 했으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떨쳐내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편 대통령실 관계자는 뉴스1과 한 통화에서 이원석 총장 지시에 관한 질문에 "수사 중인 사안을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