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사태' 주범 권도형 검거전 29억 아파트에 은신

해외

이데일리,

2024년 5월 08일, 오후 10:05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테라·루나 폭락 사태’ 주범 권도형씨가 세르비아의 고급 아파트에 은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언론 노바는 권씨가 몬테네그로와 인접한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 데디네의 고급 아파트 ‘앰배서더 파크’의 복층형 한 채를 구매해 수개월간 거주한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암호화폐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포드고리차 경찰청에서 조사를 받은 뒤 청사 밖을 나서고 있다. (사진=AP통신)
노바는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이 아파트는 권씨의 측근인 한창준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200만유로에 구매했다고 전했다. 현재 환율로는 원화로 약 29억3000만원이다.

권씨와 한씨가 이곳에 거주하던 시기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의 적색 수배 명단에 올랐을 때다. 이들은 주차 공간 2칸도 구매했다.

또 다른 현지 매체인 DL 뉴스는 이 아파트가 외교관과 부유층이 거주하는 고급 아파트 단지라고 소개했다. 이 매체는 이곳에서 한 주민에게 권씨와 한씨의 사진을 보여줬더니 본 적이 있다는 답을 들었다고 전했다.

다만, DL 뉴스는 세르비아 경찰 측에 권씨의 베오그라드 체류와 관련한 서면 질의서를 보냈으나 답변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권씨는 테라폼랩스 창업자로 테라·루나 폭락 사태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이후 아랍에미리트(UAE)와 세르비아를 거쳐 몬테네그로에 입국한뒤 지난해 3월 23일 현지 공항에서 한씨와 함께 UAE 두바이행 전세기에 탑승하려다 위조 여권이 발각돼 11개월간의 도피 행각이 끝났다.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징역 4개월을 선고받은 권씨는 지난 3월 23일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뒤 외국인수용소로 이송됐다. 권씨의 한국 송환 결정이 몬테네그로 대법원에서 뒤집힌 가운데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40년 안팎인 한국과 달리 미국은 100년 이상 징역형도 가능한 만큼 권씨는 한국으로 송환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