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원내사령탑 추경호, '특검 재표결·원 구성' 가시밭길

정치

뉴스1,

2024년 5월 09일, 오후 04:06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2024.5.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국민의힘이 새 원내대표로 선출한 추경호 의원(대구 달성·3선) 앞에는 '의석수'와 '친명 결속력'을 강화한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치라는 난제가 기다리고 있다. 압도적 여소야대 정국 속 '독이 든 성배'를 받아 든 추 의원은 채상병 특검법 저지, 22대 국회 상임위원회 구성을 시작으로 야당과 힘겨루기에 돌입한다.

추 의원은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총회에서 전체 투표 인원 102명 가운데 70표를 얻어 윤재옥 원내대표에 이은 차기 원내 사령탑에 올랐다.

추 원내대표의 첫 번째 과제는 채상병 특검법 이탈표 단속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은 재석 168명 전원 찬성표로 가결됐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 법은 국회로 돌아와 재석 의원 과반 출석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의결된다. 재의결에 실패한 법안은 폐기된다.

야당이 전원 찬성표를 던질 경우를 가정해 국민의힘 이탈표가 18표를 넘기면 특검법 의결 조건을 갖추는 셈이다. 이미 지난 2일 국민의힘에서는 김웅 의원이 채상병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졌고 안철수·이상민·조경태 의원도 채상병 특검법에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혔다.

22대 총선 결과 국민의힘 낙선·낙천·불출마 의원 수가 55명인 데다 특검법 재표결이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되는 만큼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윤석열 대통령은 채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진행 중인 수사나 사법 절차를 일단 지켜보고 수사 관계자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일단은 믿고 더 지켜보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수사당국에서 상세하게 수사 경과와 결과를 설명할 것인데 국민들께서 '봐주기 의혹이 있다, 납득이 안 된다' 하시면 그때는 제가 특검을 하자고 먼저 주장하겠다"고 말했다.

채상병 특검법 외에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 대장동 특검, 양평고속도로 특검에 윤 대통령이 계속해서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정부와 여당의 정치적 부담도 높아질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총 9건의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범야권은 여야 합의로 처리한 이태원참사특별법을 제외한 8개 법안을 재발의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추 원내대표의 협상력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출신이다. 친윤 계파색은 옅지만 당의 쇄신 의지를 드러내기엔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1년 임기의 추 원내대표는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당 혼란을 수습하고 하반기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책임도 안고 있다.

22대 국회 전반기 2년간 국회 운영을 이끌 국회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 상임위원 구성 협상도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총 17개 상임위가 검토한 법안을 본회의에 올리기 전 마지막으로 심사하는 거대 권력을 가진 법제사법위원회, 대통령실과 국회 등의 한 해 예산을 합의하는 운영위원회 위원장직을 모두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입법 독주 저지를 위해 법사위원장 자리를 사수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전날 정견 발표에서 "부당한 정치공세에 대해선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 야당의 의회 독재에 강하게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