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표팀 감독' 홍명보 감독이 밝힌 '마음 바꾼 이유'..."밤새 고뇌, '홍명보'는 '홍명보'를 버렸다" [울산톡톡]

스포츠

OSEN,

2024년 7월 10일, 오후 10:10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OSEN=울산, 정승우 기자] "이렇게 작별하는 건 원치 않았다. 저의 실수로 인해 이렇게 떠나게 됐다."

울산HD는 7일 오후 7시 30분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 광주FC와 맞대결을 펼쳐 0-1로 패배했다.

이로써 광주전 4경기 연속 승리에 실패한 울산이다. 

'차기 대표팀 감독' 홍명보 울산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결과를 얻지 못해 아쉽다. 홈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이지 못해 죄송하다. 오늘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최선을 다했다.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라고 경기를 총평했다.

다음은 홍명보 감독과 일문일답.

-일단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어려운 시기가 2014년 월드컵 이후였다. 끝난 뒤 상황은 굉장히 힘든 상황이었다.

솔직한 심정은 가고 싶지 않았다. 정말 가고 싶지 않았다. 2014년 이후로 10년 정도 됐다. 어려운 시점도 있었고 울산에서 3년 반 동안 좋은 시절도 있었다. 어떻게 보면 10년 전 국가대표, 축구인 홍명보의 삶의 무게를 그때 내려놓을 수 있어 홀가분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렇기에 2월부터 제 이름이 저의 의도와 상관없이 전강위, 축구협회, 언론에 나왔다. 정말로 괴로웠다. 뭔가 난도질 당하는 느낌이었다.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7월 5일 이임생 이사가 집앞에 찾아왔다. 2~3시간 기다린 이사를 뿌리치지 못했다. 그때 처음 만났다. 이임생 이사가 'MIK Made In Korea'라는 기술 철학을 이야기했다. 내용 발표 당시 잘 알고 있었다. 제가 행정 일을 하며 그 일에 큰 관심이 있었다. 당시 해당 일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나왔다. 전 축구 대표팀, 특히 연령별 대표팀의 연계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이루지 못했다. 이임생 이사가 그 말을 하며 '행정은 한계가 있다. 정책이라는 건 만들고 실행이 중요하다' 현장에 있는 사람이 진행하는 것이 좋다. 그 안에서 실행하기엔 국가대표, A팀 감독이 실행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이 이사께서 외국에서 두 감독 후보를 만났고 이런 부분을 이야기했지만, 내용은 잘 모르지만, 잘 되지 않았다고 이야기하셨다. 그 부분을 저에게 강조했고 부탁하는 상황이었다. 저도 그 부분에 대해 어느 정도 동의했다. 하지만, 결정내리지 않고 이 이사는 돌아갔다. 저는 밤새 고민했다. 솔직히 두려웠다. 불확실성을 가진 것에 도전하는 일은 굉장히 두려웠다. 그 안으로 또 들어가는 것이, 제가, 도저히 그 안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을 내리지 못했다.

결과적으로는 제 안에 있는 무언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저는 계속 저에게 질문했다. 두려움이 가장 컸다. 제 축구인생에서 마지막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한편으로는 제가 전에 실패했던 과정과 그 후 일들을 생각하면 너무나 끔찍하지만, 반대로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는 승부욕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정말 팀을 새롭게 만들어 정말 강한 팀으로 만들어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제가 이임생 이사를 만나고 밤새 고민하고 고뇌한, 저에겐 정말 긴 시간이었다. 대표팀을 하지 않는다고, 왜? 저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10년 만에 즐거운 축구를 하는데 결과적으로 저를 지키지 않는다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 긴, 잠을 못자며 생각했던 것이다. 저는 저를 버렸다.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 제가 팬분들께 가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던 것, 마음을 바꾼 상황이다.

K리그 감독을 맡고 계시다. '규정상 특별한 이유 없이 거절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그 룰은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대도 많이 바뀌었고 예전처럼 각 팀 K리그 감독을 구속한다면 바꾸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시대 흐름에 맞게 바꿔야 한다.

러시아 월드컵 후 파울루 벤투 감독 선임 당시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번에 해당 시스템을 버린게 됐는데.

-시스템이 어떻게 됐는지는 알 수 없다. 전 만나자고 해서 '어떤 평가를 받았냐'고 물어봤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해서 만났다. 시스템은 알 수 없다.

강한 팀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2014년 감독 홍명보와 2024년 홍명보는 어떻게 다른지.

-10년 전과 많이 다르다. 그땐 경험이 부족했다. 축구 지도자로서 시작하는 입장이었다. 지금도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많지만, 10년 전보다는 K리그 경험도 아주 많이 하고 지도자로서 굉장히 좋았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지만, 앞으로 노력해야 한다.

현재 대표팀 전력은 어떻게 평가하는지.

-현재 대표팀에 많은 선수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다 아시다시피 우린 '팀 스포츠'를 하는 사람들이다. 어떤 게 가장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그 재능을 어디에 올려놓는가에 따라 많이 바뀔거라 생각한다. '헌신, 희생' 위에 올려놓는다면 재능은 어마어마한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한다.

이 재능을 '이기주의' 위에 놓는다면 발휘되지 못한다. 그간 팀 스포츠를 해오며 뼈저리게 느낀 부분이다. 좋은 선수들이 많지만, 신뢰 관계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발표 후 전력강화위원회 박주호 위원의 유튜브 내용이 이슈다. 내용을 알고 있는지.

-영상 봤고 내용도 안다. 개인적인 생각은 박주호 위원이 자기가 가진 커넥션을 통해 굉장히 전강위 활동을 아주 열심히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려움도 있었기에 그런 말을 할 수 있다. 이런 일들이 축구계에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의견이 존중받으며 우리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박주호 위원의 말이 불편하게 들릴 수 있는 이가 있지만, 우리가 포용해 더 나은 축구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했다. 안 좋은 구호가 많이 나왔다. 별 말씀 없이 떠나셨다. 당시 생각은.

-너무 죄송했다. 그간 너무 좋았다. 물론 언젠가는 떠나야 할 시기가 오겠지만, 이렇게 작별하는 건 원치 않았다. 저의 실수로 인해 이렇게 떠나게 됐다. 울산 팬분들에게 너무 죄송하다. 정말 죄송하다. 드릴 말씀이 없다. 제가 2014년 끝낸 뒤 협회에서 일을 마치고 울산을 택했을 때 온전히 저 개인을 위해 울산을 택했다. 울산에 있으면서 팬분들, 축구만 생각하며 보낸 시간이 너무 좋았다. 

여러 생각이 들었다. 응원의 구호가 오늘은 야유로 나왔다. 전적으로 제 책임이다. 다시 한 번 울산 팬들, 처용전사, 이분들께 사과의 말씀 드리겠다. 죄송합니다. 

일정은.

-협회에서 아무런 말이 없었다. 연락하고 있지 않다. 결정되지 않았다. /reccos23@osen.co.kr